러시아가 보유한 세계 최대 ICBM R-36M2. 무게가 200t을 넘는다. /러시아 국방부
러시아가 보유한 세계 최대 ICBM R-36M2. 무게가 200t을 넘는다. /러시아 국방부

북한이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이는 12축 TEL이 탑재할 것으로 보이는 ICBM은 추정 중량 100t 이상인 ‘화성-17형’보다 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100t 이상 초대형 ICBM으로는 구소련제 R-16(140.6t), R-36M(209.6t), RT-23(104.5t), UR-100N(126.3t), 중국의 DF-5(183t) 등이 있다. 이 가운데 R-16과 RT-23은 이미 모두 해체됐다. R-36M은 지하 사일로에만 배치됐다. UR-100N은 열차 발사대를 사용한다. 중국 DF-5는 트레일러 2대로 분리해서 운반한다. 다만 트레일러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는 지하땅굴에 보관하다 바깥으로 꺼내서 쏘도록 운반하는 역할만 한다.

이렇게 무거운 ICBM 가운데 R-36M과 UR-100N만 아직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둘 다 TEL로 이동하면서 발사한다는 개념은 없다. 때문에 북한이 왜 이런 신형 TEL을 개발하는지를 두고 군사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사일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12축 TEL을 제작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이미 개발한 화성-17형 또는 화성-18형 정도로도 ICBM 역량은 충분하다"고 평가하며 신형 TEL을 만드는 목적을 알 수 없다고 했다.

독일의 로버트 슈마허 박사는 북한이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뒤 양산은 하지 않는 흐름과 신형 TEL 개발이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슈마허 박사는 "일부 기술로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 발사하고 또 다른 미사일을 개발해 시험 발사하는 식"이라며 "이것은 일반적인 미사일 개발 패턴이 아니다.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 5월 27일 오후 10시 쯤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을 쏘았다. 우리 군은 발사 2분 뒤인 10시 46분쯤 북측 해상에서 발사체가 폭발한 것을 포착했다.

북한은 이후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와 등유 엔진을 사용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때 사용한 로켓 엔진은 다이메틸하이드라진과 적연질산을 사용한 RD-250이었는데 새로운 로켓 엔진을 적용한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9월 이후 러시아로부터 얻은 로켓 엔진을 처음 사용했다가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러시아는 액체산소와 등유를 사용한 로켓 엔진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다. 즉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은 액체연료 로켓엔진을 사용한 초대형 ICBM을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