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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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의 활약이 뜨겁다. 그간 뇌물 의혹이 제기됐던 타이이스타젯 사건 말고도 수상한 돈을 받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문재인의 운명> (이하 ‘운명’)을 낸 출판사가 문다혜에게 줬다는 2억5000만 원을 보자. 보도가 나간 뒤 출판사 측은 ‘2억 원은 디자인비고, 5000만 원은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책을 한 번이라도 내본 이라면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운명>이 나온 것은 2011년, 그로부터 2년 전에 사망한 노무현과의 인연을 내세운 이 책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이를 발판으로 문재인은 이듬해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된다. 시대를 초월하는 베스트셀러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책은 유통기한이 출간 직후 1, 2년이 고작이다. 그런데 <운명>은 2017년 5월, 갑자기 베스트셀러가 됐다. 저자가 대통령이 되자 출판사에서 특별판을 제작해 출간했기 때문. <운명>을 낸 출판사로선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문재인이 퇴임한 2022년 5월, <운명>은 ‘더휴먼’이라는 곳에서 재출간된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데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이의 책이 다시 빛을 볼 확률은 희박했다. 그래서 <운명> 재출간본은 표지의 저자 사진만 교체하는 수준에 그쳤다. 사정이 이런데 문다혜에게 디자인비로 2억 원을 줬다? 본전을 빼려면 최소 10만 권을 더 팔아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까?

이 변명이 너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요즘 문다혜 변호만 전담하는 윤건영은 ‘1억 원은 책 인세를 문다혜에게 입금한 거다. 그 뒤 다시 문재인에게 송금됐다’며 디자인비를 1억으로 깎았지만, 1억이라는 액수도 일본 코쿠시칸대학 아시아학부를 나온, 디자인과는 별 상관없는 삶을 살았던 문다혜에겐 과한 액수. 실제로 네이버에 ‘책 디자인 비용’을 검색해보면 이렇게 나온다. ‘30-50만 원이 일반적입니다.’

궁금한 나머지 출판사 ‘더휴먼’을 검색해봤더니, 세상에 이럴 수가, 여기서 나온 책은 모조리 문재인과 관련된 것들이다. 문재인 명연설 100선, 2012년 낸 포토에세이 <문재인이 드립니다>를 재출간한 <문재인의 위로>, 출판사가 문재인 대통령 재임시 했던 활동들을 엮은 <대통령 문재인의 5년>, 여기에 한때 논란을 일으켰던 문재인의 달력들까지, 이걸 정상적인 출판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게다가 문재인 회고록처럼 좀 팔릴 만한 책은 김영사 같은 이름있는 출판사에서 냈으니, 이 출판사가 그다지 돈을 많이 벌었을 것 같지도 않다.

이런 곳에서 문다혜에게 2억, 윤건영 기준으로 1억을 디자인비로 주고, 5000만 원을 빌려준다고? 윤건영은 이게 타이이스타젯과 상관없는, 검찰의 별건 수사라고 주장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타이이스타젯 사건은 벌이가 시원치 않은 문다혜 부부에게 생활비를 주는 게 버거웠던 문재인이 이스타항공을 소유하고 있던 이상직에게 ‘태국에 회사를 만들어 문다혜 부부의 생계를 책임져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추정되는, 뇌물범죄의 전형이다. 하지만 이 의혹이 폭로돼 이상직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되자 문다혜는 아이를 데리고 귀국한 뒤 청와대에 들어와 살았는데, 퇴임 후 다시 생활비를 주기 위해 출판사의 협조를 받은 게 아닐까 싶다.

문재인이 재임 중 저지른 범죄는 한둘이 아니지만, 타이이스타젯은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아킬레스건, 이게 다 문다혜가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남편이, 별반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떠오르는 분이 있다. 그렇다. 조국혁신당 대표인 조국, 그 역시 별반 능력이 없는 딸과 아들을 의사, 변호사로 만든답시고 입시비리를 저질렀고, 결국 정경심이 4년, 조국은 2년형을 선고받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신기한 점은 그 부모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들의 자녀 역시 뻔뻔하다는 것, 조민은 계속 범행을 부인하다 자신이 기소된 뒤에야 비로소 죄를 인정했고, 문다혜는 처음 300만 원의 의심스러운 돈거래가 보도됐을 때만 해도 ‘아이구야 300만 원’이라며 여유를 보이더니, 액수가 억 단위로 커진 지금은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이쯤 가면 막하자는 거지요?’라며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운다.

조국이 자기 딸과 비교질했던, 나경원 의원 아들은 예일대에 다니고, 한동훈 대표의 딸은 MIT 대학에 다니는 걸 보면, 이런 궁금증이 든다. 좌파의 자식들은 왜 하나같이 무능한데다 뻔뻔스러울까? 이런 상황을 예견하셨던 조국 선생의 명언을 가져와 본다.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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