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파키스탄 당국에 검거된 중국 인신매매 조직. 이들은 국제결혼을 빙자해 파키스탄 여성들을 중국으로 인신매매 하다 붙잡혔다. 하지만 친중국가인 파키스탄은 이들에게 보석을 허가해줬고, 범인들은 모두 무사히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연합=AP
2019년 12월 파키스탄 당국에 검거된 중국 인신매매 조직. 이들은 국제결혼을 빙자해 파키스탄 여성들을 중국으로 인신매매 하다 붙잡혔다. 하지만 친중국가인 파키스탄은 이들에게 보석을 허가해줬고, 범인들은 모두 무사히 중국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연합=AP

KBS가 최근 보도하고 있는 ‘캄보디아 리딩방 사기 사건’이 2022년 8월 동아시아를 떠들썩하게 만든 중국 인신매매 조직의 범행과 닮아있다. "동남아에서 콜센터 업무를 하면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구인공고를 보고 찾아간 젊은이들을 감금해 놓고 사기 범죄에 휘말리게 만드는 형태는 흡사하다.

KBS는 지난 27일과 28일 캄보디아 리딩방 사기 사건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당초 조직원으로 알려진 한국인들이 실제로는 중국인들의 통제·감시를 받고 있었다. 20층 숙소에서 4층 사무실로 출근하는데 중국인 조직원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캄보디아 입국 당시 여권 사본을 제출했고, 휴대전화는 일과 중에 빼앗겼다고 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전기충격기나 총을 가진 중국인들에게 감시를 받았다. 사실상 감금 상태였다.

중국인 조직원은 한국인들에게 사기 칠 대상을 물색하고, 대상자를 찾으면 더 많은 돈을 뜯어내도록 종용했다고 한다. 중국인 조직원들은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한국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만약 지시한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심한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이런 행태는 2022년 8월 대만과 홍콩 언론을 통해 알려진 중국 취업사기 인신매매 조직 범죄와 흡사하다. 당시 중국인 인신매매 조직은 대만, 홍콩, 중국 본토에 "컴퓨터만 조작할 줄 알면 거액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라는 구인공고를 올려 젊은이들을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으로 불러 들였다.

대만·홍콩 청년들이 공항에 도착하면 마중 나간 인신매매 조직원이 차에 태워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숙소로 데려가 감금했다. 이후 ‘사무실’에서 강제 노동을 하게 되는데 보이스피싱이나 리딩방 투자사기 같은 온라인 사기, 불법도박사이트 운영 등이 업무였다. 피해자들은 급여를 받지 못하는 건 물론 음식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 피해자는 캄보디아나 미얀마로 다시 인신매매를 당한 뒤 장기 적출 희생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만 경찰에 따르면 취업사기 인신매매 조직은 동남아 6개국에 걸쳐 활동 중이며, 동남아 지역으로 취업하러 갔다가 행방불명 된 사람은 5000명에 달했다. 당시 반공 중화권 매체는 "취업사기 인신매매가 벌어진 나라들 모두 중국 ‘일대일로’에 동참한 나라"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