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무기 기하급수적으로 확대” 발언에 “정치적 발언” 일축

전 IAEA 사무차장 “실험용 경수로서 플루토늄 추출, 시간 더 걸릴 것”
美 핵 전문가 “영변시설내 경수로 완전히 가동할 경우 일년에 5-10개”

美국무부 “우리 목표는 한반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확인

최근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제 핵 전문가들이 북한은 그럴만한 핵물질과 기술이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해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 장면.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고, 당시 북한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연합
최근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제 핵 전문가들이 북한은 그럴만한 핵물질과 기술이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북한이 지난해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 발사 장면.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고, 당시 북한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연합

최근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제 핵 전문가들이 정치적인 발언에 불과하다며 북한은 그럴만한 핵물질과 기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이 북한 정권수립일인 9.9절을 맞아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핵 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없이 관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플루토늄, 고농축우라늄(HEU)과 같은 핵분열 물질 생산 증대가 필요하다”며 반박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북한에는 우라늄 매장량이 충분해 수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우라늄을 조달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플루토늄의 경우, 영변핵시설 내 매년 약 6kg을 생산할 수 있지만 이는 핵무기 1기 정도를 제작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운전 중인 실험용 경수로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방사화학연구소에서 상당한 개조가 필요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영변핵시설 내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의 가동 징후가 관찰됐고, 강선 핵시설에도 주요 건물에 소규모 확장이 있는 것을 볼 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생산능력을 증대시키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라늄을 고농축하는데 사용되는 원심분리기와 관련해 북한이 여전히 구형 P-2 원심분리기를 갖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충분한 양의 핵물질을 갖고 있다고 해도 핵탄두 제조에 필요한 고성능 폭약, 전자장치, 유도 시스템 등을 구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연간 생산할 수 있는 핵무기 수는 제한된다”며 “김정은의 발언은 정치적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같은날 RFA를 통해 “김정은이 북한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한다는 것은 과장”이라고 평가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기하급수라는 것은 특정기간마다 2배씩 늘어나는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에서 영변핵시설 내 경수로가 완전히 가동할 경우 나오는 플루토늄으로 생산할 수 있는 핵무기는 일년에 5-10개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김정은의 이번 발언에 대한 논평으로 “북한의 불법적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평화와 안전, 그리고 전 세계 비확산체제에 대한 위협이 된다”며 “북한은 외교를 통해서만 상황이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 국가들과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어떻게 조율할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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