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소재 삼성 바이오에피스 사옥. 2021년 1월에 입주했다. /연합
인천 송도 소재 삼성 바이오에피스 사옥. 2021년 1월에 입주했다. /연합

지난 28일 주요 언론들이 삼성 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의 지시 사항을 기사화했다. "신입사원들에게 일을 더 시키라"는 내용이었다. 언론들은 고 사장 지시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강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 온라인에서는 고 사장을 편드는 반응이 더 많다.

고한승 사장의 지시가 외부로 알려진 것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서다. ‘블라인드’ 게시글을 보면 고 사장은 "앞으로 신입사원+입사 1년차 직원은 저녁 먹고 퇴근할 정도로 일을 많이 시킬 것. 일은 계획을 세워서 시키되, 일이 없으면 교육이라도 시킬 것. 임원·팀장 책임 및 관리 하에 반드시 준수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지시 배경에 대해서는 "입사 초기(1~3년차)에 일을 많이 하지 않으면 나태함이 몸에 벤다"는 것이었다. 나태함이 몸에 벤 신입사원들이 연차가 늘어났을 때 일을 많이 시키면 불만이 생긴다는 게 고 사장의 지적이었다.

고 사장은 또 "현재의 ‘칼 퇴근’ 문화는 임원 포함 선배들이 수수방관한 결과"라며 삼성 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오후 5시 30분에 퇴근하는 신입사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고 사장은 "현재 근무시간은 개인과 회사의 경쟁력 측면에서 지속가능한(sustainable) 게 아니다"라며 "신입사원의 장래를 위해 그리고 회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지시 전달할 때 취지를 잘 설명하라"고 당부했다.

다수의 언론은 고 사장을 소위 ‘꼰대’인양 보도했다. 하지만 ‘블라인드’ 등에 올라온 내부 이야기에 따르면, 고 사장은 최근 사원 간담회를 가졌는데 여기서 한 신입사원이 대놓고 "우리 회사는 일도 별로 없고 퇴근도 빨라 워라밸이 너무 좋다"며 웃었다고 한다. 이 말에 충격 받은 고 사장이 "일을 시키고, 일이 없으면 교육이라도 시키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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