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군 소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한 명이 군기훈련 중 숨졌다. 해당 훈련병의 동기 수료식 당시 부대 상징인 을지문덕 동상 앞에는 국화 세 송이만 덩그러니 놓였다. 수료식에서는 추모나 애도 메시지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군 소재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한 명이 군기훈련 중 숨졌다. 해당 훈련병의 동기 수료식 당시 부대 상징인 을지문덕 동상 앞에는 국화 세 송이만 덩그러니 놓였다. 수료식에서는 추모나 애도 메시지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전문가들은 A 신병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뒤 육군과 12사단이 여군 중대장에게 귀향 조치를 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군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가해자는 보충대 등에다 즉시 분리 조처를 한 뒤 소환 조사 때까지 대기시켜야 한다. 만약 가해자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해 휴가가 필요하다고 해도 일단 보충대 등에서 대기시킨 뒤에 조처를 해야 하는데 절차를 어겼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젠더 갈등으로 간주하면 본질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하면서도 사건 발생 뒤 정상적인 절차를 어기고 여군 중대장을 일방적으로 배려한 듯한 조치를 명령한 주체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 신병이 쓰러진 이후 군 응급 후송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안종민 국가보훈행정사무소 행정사는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다수의 제보에 따르면 군의관들이 초반에 응급조치를 잘 했다. 그런데 이후 여러 번 응급후송헬기 요청을 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며 "헬기 후송 규정을 위반하고 차량으로 이동하도록 통제한 주체가 누구인지도 엄격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군의 응급헬기후송은 현지에서 조치가 어렵거나 "응급 후송이 필요하다"는 군의관의 판단이 있으면 요청할 경우 거의 다 받아들여진다. 수십 년 전부터 그랬다. 하지만 A 신병은 헬기후송을 하지 않고 차로 4시간 40분 걸려 민간병원에 후송했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육군은 "당시 부대에서 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신고했고, 이후 센터에서 여러 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송 방법은 안내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A 신병이 쓰러졌을 당시 신병교육대 군의관과 연대 의무중대, 사단 병원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