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미카
와타나베 미카

3월 16일 양국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일정상회담이 이뤄졌다. 한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국제회의를 제외하면 12년 만이다.

그동안 경직된 한일관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는 일본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었다. 일본 최대 코리아타운이 있는 도쿄 신오쿠보 ‘신주쿠 상인 연합회’에 의하면, 한일관계 악화 이후 방문객이 절반으로 줄었으며 한국 관련 점포도 40% 감소했다고 한다. 그래서 상인들도 이번 회담 이후 민간교류도 훨씬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 이르기까지 외교 관계자들의 물밑작업은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일본 ‘NHK 매거진’은 외무성 간부를 통해 취재한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협의에 임한 외무성 간부는 "한국 측 해결안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이 어려운 결단을 하셨다"고 말했다.

작년 5월 취임 직후 윤 대통령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외무성에 "정상끼리 상호 방문하는 셔틀외교 재개"를 지시하는 한편 교섭은 ‘신중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기시다 총리에게는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쓰라린 기억이 있다. 결국 문재인 정권이 백지화해 버렸지만,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맺을 당시 기시다 총리는 외무대신으로 합의 당사자였다.

7월에는 박진 외무부 장관이 일본을 방문, 일본 기업 자산이 매각돼 현금화되기 전에 바람직한 해결안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 내부에서는 박 장관 발언을 심도 있게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9월 뉴욕 UN 총회에서 양국 정부 간 신뢰가 흔들릴 뻔한 일이 일어났다.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와 상의도 없이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브리핑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윤 정권의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어 협의의 큰 전환점이 됐다. 11월 아세안정상회의에서 이뤄진 한일정상회담에서 문제 해결을 향해 협의를 가속화할 것을 합의했다.

올해 1월 12일 한국 정부가 강제 진용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안을 처음 공식 발표했다. 곧바로 13일 박진 장관과 하야시 외무대신의 전화 회담이 이뤄졌다. 교섭을 담당한 외무성 간부는 "아시다시피 한일관계는 어렵다. 급하게 여러 가지 진행하면, 엔진 고장을 일으킨다. 천천히 진행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부터 새로운 한일관계는 시작이다. 국제 안보 환경을 생각하면 한일관계가 휘청거릴 때가 아니다. 큰 그림을 함께 그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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