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대리인 활동 혐의로 붙잡힌 린다 쑨 전 뉴욕 주지사 비서실 차장이 3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연방법원에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중국 정부 대리인 활동 혐의로 붙잡힌 린다 쑨 전 뉴욕 주지사 비서실 차장이 3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연방법원에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 뉴욕주(州) 주지사의 전 비서실 차장이 ‘중국 정부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미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미국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은 3일(현지시간) 롱아일랜드에 있는 한 주거지에서 캐시 호컬(66) 뉴욕 주지사의 비서실 차장이었던 린다 쑨(40)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쑨 전 비서실 차장의 남편인 크리스 후(41)도 함께 붙잡혀 압송됐다.

쑨 전 차장 부부는 중국 정부를 위해 미공개 요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쑨 전 차장이 뉴욕주 정부 근무 시절 대만 정부 대표의 미국 공무원 면담 시도를 방해하거나 뉴욕주 고위 관리의 방중을 주선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고 전했다.

그 대가로 중국 정부 대표들은 중국에서 사업 활동을 하던 쑨 전 차장의 남편을 위해 수백만 달러 거래를 알선했다고 미 수사당국은 밝혔다.

중국 정부 관리의 개인 요리사가 준비한 오리고기 요리를 쑨 전 차장의 집으로 배달한 사실도 확인된다고 로이터는 미 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한편 미국 뉴욕 주지사의 전(前) 비서실 차장이 중국 정부를 위해 활동한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뉴욕 주재 중국 총영사의 귀국을 놓고 추방조치인지 여부에 대해 미국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간에 혼선이 빚어졌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AP=연합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 /AP=연합

캐시 호컬(66) 뉴욕 주지사는 주뉴욕 중국 총영사가 린다 쑨(40) 전 비서실 차장의 체포 및 기소 이후 미국에서 추방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 CNN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컬 주지사는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해 취재진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요청으로 국무부 고위 관리와 통화했다"면서 "중국 총영사가 현재 더는 뉴욕 공관에 있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총영사 추방을 원한다는 의사를 제가 국무부에 전달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고 CNN은 전했다.

호컬 주지사의 이 같은 언급은 이번 사건에 중국 외교관이 직접 개입돼 있고, 미국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조치에 나섰음을 뜻하는 것으로, 미중간 외교마찰로 사태가 악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미 국무부는 그러나 중국 총영사가 추방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 주재 총영사는 주어진 임기를 마치고 예정대로 귀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전날 미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은 외국인대리인등록법 위반과 자금세탁 음모 등 혐의로 쑨 전 비서실 차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쑨 전 차장은 주 정부 근무 시절 대만 정부 대표의 미국 공무원 면담 시도를 방해하거나 뉴욕주 고위 관리의 방중을 주선하려 한 것으로 미 검찰은 보고 있다.

그 대가로 중국 정부 대표들은 중국에서 사업 활동을 하던 쑨 전 차장의 남편인 크리스 후(41)를 위해 수백만 달러 거래를 알선했다고 미 수사당국은 밝혔다. 쑨 전 차장 남편도 당국에 붙잡힌 상태다.

쑨 전 차장 부부는 전날 오후 법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호컬 뉴욕 주지사는 "(쑨 전 차장은) 심지어 일부 문서에서 내 서명을 위조하기까지 했다"며 "저는 중간급 보좌관인 그와 자주 접촉하진 않았고, (그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실질적 역할을 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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