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엄청난 재정 적자에도 일대일로 경제협력 강화 의지

3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악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
3일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악수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일부터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의 6일 폐막을 앞두고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에너지·인프라 등 자국의 경제적 이익과 미국 등 서방 진영에 맞선 정치적 우군 확보에 주력했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일부터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말리·코모로·토고·지부티·남아프리카공화국·세이셸·에리트레아·기니 등 9개국 대통령과 만난 것을시작으로 5일까지 양일에 걸쳐 30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국내 경제 침체로 인한 엄청난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인프라 등 자국의 (장기적)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책의 중단 없는 추진과 경제 협력 강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5일 모든 아프리카 수교국과의 양자 관계를 ‘전략적 관계’ 수준으로 높이고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에 한화 67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70년 가까운 노력을 거쳐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나는 미래를 바라보며 중국이 모든 아프리카 수교국과의 양자 관계를 전략적 관계 층위로 격상할 것을 제의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탄자니아, 잠비아 대통령과는 별도 행사를 갖고 ‘탄자니아-잠비아간 철도 협력 프로젝트’에 관한 양해각서(MOU) 서명식도 참관했다.

시 주석은 각 국과 연쇄회담을 통해 남아공과 관계를 ‘새 시대 전방위 전략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리는 등 자국과의 양자관계를 격상시키는 데도 주력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 맹주를 자처해온 중국은 이번 연쇄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가자 전쟁과 대만 문제 등 세계정세와 관련한 자국 입장 지지 확보에도 힘썼다.

시 주석은 마하맛 AU 집행위원장에게는 "현재 세계는 100년만의 변화가 가속하고 있고 중국과 아프리카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의 기세가 커지면서 세계 평화·발전에 안정성과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고 언급헀다.

또한 그는 "아프리카는 세계의 중요한 한 극(極)이자 중국 외교의 중요한 우선적 방향으로, 중국은 아프리카와 정치적 교류를 긴밀히 하면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4일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을 환영하는 만찬도 마련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오는 5일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전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왕원타오 상무부장, 아프리카 53개국 외교·경제장관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장관급 회담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왕 주임은 "28억 중국-아프리카 인민이 단결·협력을 강화하면 글로벌 사우스 협력에 새 동력을 주입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건설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중국은 아프리카의 안정 유지(維穩·국가 안보와 사회 치안을 포괄하는 개념) 능력 제고를 지지하고, 유엔(UN)이 자금 지원을 해 아프리카 안보 거버넌스에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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