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오정호 목사(가운데)를 비롯한 한국교회 대표단과 기독사학 대표단이 신앙적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최성주 기자
11일 오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오정호 목사(가운데)를 비롯한 한국교회 대표단과 기독사학 대표단이 신앙적 교육권 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최성주 기자

기독교학교의 교원 임용권 회복과 신앙적 교육권의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장종현)과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미션네트워크, 이사장 이재훈)는 11일 오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교육의 다양성과 학교의 다양성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정부와 국회, 새롭게 선출될 서울시 교육감에게 종교계 사립학교인 기독교학교의 특수성을 존중하고 건학이념에 따른 신앙적 교육권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기독교학교의 교원 임용권을 회복할 수 있는 대통령 시행령 제21조의 개정 및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한 2025 고교학점제 수정, 교육의 자주성과 선택권이 보장되는 교육 체제를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는 한국교회 대표단과 기독사학 대표단, 한국교회 성도 등 10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조정훈 의원(국민의힘 교육위원회 간사)을 비롯한 정부와 국회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오정호 목사(한교총 공동대표회장)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며 "오늘날 기독교학교들은 존립의 위기에 처해 있다. 50년 전 시행된 평준화 정책이 시행된 이후 학교의 자주적인 운영뿐 아니라 건학이념에 따른 교육조차 어려운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님의 정의와 진리가 우리 교육에 함께하길 기도하는 한국교회는 비리와 부정 행위로 현직 교육감이 실형을 선고받은 현 상황을 바라보며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더 이상 교육감이 특정 이념과 정치 세력에 경도되어 대한민국 교육의 가치와 정신을 훼손하는 일이 일어나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운성 목사(영락·대광학원, 장로회신학대학교 이사장)는 ‘여호와께 피하는 사람’이란 제하의 설교를 통해 "이 세상이 죄악으로 인해 고통이 다가오고 악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세상 속에 존재하며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교회들이 박해받고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심각해진 교육권 피해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기독교 건학 이념을 구현하는 것이 학교의 존립 이유"라면서 "기독교학교는 건학이념을 구현하며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그 인사권을 자주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호 목사(꿈이있는미래 이사장)도 "기독교학교에서의 종교 수업은 학교의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핵심요소로 기독교학교들은 이를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도덕적 기준과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교육해 왔다"며 "기독교적 인성과 윤리적 가르침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러한 교육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독교학교의 교육 과정이 자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11일 오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미션네트워크 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최성주 기자
11일 오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미션네트워크 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최성주 기자

이재훈 목사(미션네트워크 이사장)는 "서울시의 교육 전반을 결정할 수 있는 이번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번 선거에서 올바른 교육감이 선출되는 것이야말로 서울시 교육의 정상화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21대 국회에서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기독교학교의 교원 임용권을 제안해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에 동의하지 않는 교사들이 임용되고 있다. 더욱이 사학 공영화 정책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2022 개정교육과정, 2025년 고교학점제 등으로 인해 기독교학교에서 신앙과 복음의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경우 종교 수업을 한 학기만 개설 가능한 선택과목으로 축소시켰다. 이는 기독교학교가 오랫동안 지켜온 교육적 사명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기독교학교에서는 신앙과 복음의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한교총은 성명에서 "기독교학교가 그 건학 이념에 따라 기독교적 가르침과 가치를 전하고 다음세대를 올바르게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주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우리의 간절한 외침이 세상을 깨우고 교육 현장을 변화시키는 작은 시작이 되길"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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