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관광세' 확대 조짐...관광객에게만 1~2유로 부과 가능성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트레비 분수에서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 /로이터=연합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트레비 분수에서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 /로이터=연합

이탈리아 로마 당국이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트레비 분수에 입장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관광세’가 이탈리아 전역에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로마가 구상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는 로마 시민에게는 무료로 개방하되 관광객에게 1~2유로(약 1500~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이다. 관람에 시간 제한을 두거나 사전 예약을 받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인 만큼 시간대를 정해서 입장 가능한 인원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세 갈래 길(tre via)이 만나는 곳에 있다는 뜻을 가진 트레비 분수는 1762년 지어진 이후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며 로마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연간 편균 3500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영화 ‘로마의 휴일’의 주인공처럼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탓에 소매치기가 기승을 부리는 데다 분수에 둘러앉아 피자나 젤라토를 먹는 관광객들이 늘면서 골칫거리로 부상했다.

여기다 내년 희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과 순례자가 로마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25년마다 신자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를 뜻한다.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군중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관광객에게 별도의 금액을 징수하는 이른바 ‘관광세’를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주요 도시에서는 호텔 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관광객에게 1박당 최대 5유로를 부과하고 있다. 북부 베네치아는 지난 4월 성수기에 한해 당일치기 방문객에게 5유로를 부과했었다. 당시 지역 주민의 반응이 엇갈렸지만 내년에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 지역 매체 중 하나인 유로뉴스는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로마와 피렌체 등 번화한 지역의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관광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관광세가 도입될 경우 관광객 감소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호텔업계의 반발이 거센 상태"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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