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비공개 만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비공개 만찬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

언론에서 ‘킹메이커’라 불러주지만 실제로 ‘킹메이커’는 된 적이 없는 원로 정치인 김종인 씨가 조만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이재명 대표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오는 12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비공개 만찬을 갖는다. 민주당 측은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국회 운영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재명 대표 측은 이날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향후 대표 취임 인사를 겸해 정국 운영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일정을 준비 중"이라며 "앞으로 정계·종교계·시민사회와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와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회동에서는 ‘의료대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22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오른쪽 이마에 큰 반창고를 붙인 채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왔던 일 때문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방송에서 "새벽에 잘못하다가 넘어져서 이마가 깨졌다"면서 "119가 와서 피투성이가 된 사람을 일으켜 응급실을 가려고 22군데를 전화했는데도 안 받아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겨우겨우 옛날에 자주 다니던 병원에 가서 신분을 밝히고 응급실에 갔는데 의사가 아무도 없었다"면서 "(이런 경험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6일에는 "본인이 응급실에 전화할 수 있다면 경증"이라고 말한 박미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맹비난했다. 또한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의정 갈등을 비난하며 "(대통령이) 내가 한 번 발표한 거니까 그냥 밀어붙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사고로는 의료개혁에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본인의 이마가 찢어져 ‘응급실 뺑뺑이’를 돌기 전까지는 ‘의료대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이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 본인이 겪자 흥분하며 가는 곳마다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행태를 두고 여의도에서는 김 전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도 ‘응급실 뺑뺑이’ 경험과 함께 ‘의료대란’으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각제 지지론자인 김 전 비대위원장은 1993년 동화은행 뇌물사건으로 구속, 처벌받은 뒤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다 2004년 3월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하며 정계로 복귀했다. 이후 2011년 12월에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요청으로 합류했다. 2016년 2월에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았다.

2020년 3월에는 다시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미래통합당 이름을 국민의힘으로 바꾼 것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다.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2022년 1월 초 윤석열 당시 국힘 대선후보 주변을 모조리 내쫓다 본인도 윤 후보에게 경질돼 나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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