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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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일명 사드 (THAAD)는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 요격수단이다. 고성능 X밴드 레이더를 통해 적의 미사일을 포착한 후 사거리가 200㎞에 달하는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최고 150m 상공에서 파괴시킨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는 우리나라에서 사드는 꼭 필요한 무기, 그런데 걸림돌이 생겼다. 첫 번째는 중국의 반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고성능 레이더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대한민국에 서식하는 좌파들, 북·중·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겨온 이 분들은 사드의 전자파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괴담을 퍼뜨리며 사드 반대를 외쳤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경상북도 성주를 사드 배치 부지로 최종 결정하고, 임시 배치까지 마친다. 이때가 2016년 9월, 하지만 그 이후 큰일이 터진다.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탄핵당하고, 사드 배치에 부정적인 문재인이 그 뒤를 이었으니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문재인은 대통령이 된 뒤 사드에 대한 입장을 슬그머니 바꿨다. 취임사에서 "사드 해결을 위해 미국,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말하더니, 그해 7월에는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로 임시 배치하라고 지시하기까지 한다. 신기한 점은 좌파들의 태세 전환, 박 대통령의 사드는 그렇게 반대하던 좌파들은 ‘문재인의 사드는 착한 사드’라며 사드를 옹호했으니까.

이제 남은 것은 중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였는데, 여기서 문통이 택한 전략은 ‘납작 엎드리기’였다. 2017년 12월, 중국에 간 문통은 10끼 중 8끼를 혼자 밥을 먹고, 같이 간 기자가 중국 경호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항의는커녕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 "중국몽이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는 역대급 굴욕외교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외교무대는 간·쓸개를 다 내준 채 납작 엎드리는 것만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중국과 ① 한국은 사드 추가배치를 검토도 안 하겠다, ②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하지 않겠다, ③ 한·미·일 안보협력은 군사동맹으로 발전시키지 않겠다, 라는 소위 3불(不)에 합의한 데 이어, "이미 우리나라에 배치된 사드도 운용을 제한한다"는 1한(限)에도 합의하고 만다.

문통 시절 외교부 고위인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되는 한 사드 철수는 없다는 것이 정부 입장인 것이 맞죠?"라는 질문에마저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했다.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외교라면, 문통은 외교가 아닌 굴종만 하다 임기를 마친 셈이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 러시아가 자신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우크라이나를 종속시키려는 전형적인 침략전쟁이었다. 정상적인 나라들은 모두 러시아를 비판했고, 미국과 NATO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다.

문재인이었다면 나 몰라라 했겠지만, 윤통은 이를 그냥 두고보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벌이는 지리한 포격전에 꼭 필요한 155㎜포탄 수십만 발을 미국을 통해 우회지원한 것이다. 북한도 러시아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있었으니, 명분도 충분했다.

북·중·러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겨온 좌파들은 러시아가 보복할 것이라며 난리를 쳤고, 이재명도 ‘국익에 심대한 위해를 끼칠 것’이라며 재고를 요청했지만, 윤통은 흔들리지 않았다. 당황한 쪽은 러시아였다. 우리나라는 155mm 포탄의 생산량은 물론 성능도 선두권인 나라였으니 말이다. 궁지에 몰린 푸틴의 선택은 북한과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을 맺고 추가적인 군사원조를 받는 것이었다.

그 뒤 윤통은 러시아와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러시아를 무모한 세력이라 규정하고, 남과 북 중 누가 중요하냐고 따져물었다. 러시아가 북한에 정밀무기를 주면 ‘우크라 지원에 어떤 선도 없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로 규정한 문재인과 180도 다른 행보, 이런 윤통을 NATO는 뜨겁게 환영했다. 미국은 핵자산을 한반도 임무에 상시 배정하고, 북한의 핵공격에 핵으로 응징할 것을 문서로 확정해 줬다.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외교라는 걸 윤통은 잘 보여줬다.

다음 질문으로 글을 마친다. 매번 반대만 하는 좌파들아, 니들의 ‘자국’은 도대체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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