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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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밤, 뉴스타파는 ‘국정원 비밀문건의 핵심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인터뷰에 출연한 소위 블랙요원에 따르면 총 800만 달러에 달하는 쌍방울의 대북송금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빌미로 주가를 올리기 위한 빌드업이었단다.

물론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수원지검의 반박에 따르면 해당 국정원 문건에는 대북송금이 불법임을 증명할 수많은 내용이 있음에도, 뉴스타파는 곁가지에 불과한 주가 조작만을 발췌해 언급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단지 주가를 올리기 위해 외국환관리법을 위반해가며 북한에 돈을 보낼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그보다는 이재명 측이 자신들을 위해 800만 달러를 지출한 쌍방울에 위로 차원으로 ‘잘 되면 너희들 주가도 오르고, 10대 그룹도 될 수 있어!’라고 했다는 게 더 신빙성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도 뉴스타파가 이런 뉴스를 내보낸 이유는, 지금 좌파 진영에서 제일 급한 불이 바로 대북송금 의혹이기 때문이다.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이화영 전 부지사는 검찰로부터 15년을 구형받았고, 6월 7일 1심 선고가 있다. 그런데 대북송금 서류에 이재명이 직접 결재까지 했으니, 이화영의 유죄가 이재명의 유죄로까지 연결되는 건 당연한 일이잖은가?

이재명과 민주당이 이 사건에 대해 온갖 마타도어를 퍼붓는 것도 모자라 ‘연어와 소주로 검찰이 이화영을 회유했다’는 황당한 음모론까지 퍼뜨린 이유는 이화영이 1심 선고에서 유죄를 받더라도 ‘이게 다 검찰의 조작’인 것처럼 국민을 속이기 위함일 터. 이런 사정을 이해한다 해도 뉴스타파의 저 보도는 문제가 심각하다.

원래 언론은 정치판에서 심판 역할을 해야 한다. 편파 판정이 난무하는데 좋은 경기가 펼쳐질 수 없는 법이니, 언론은 심판을 공정하게 봄으로써 한국 정치의 수준 향상에 기여해야 한다. 물론 언론사가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특정 진영을 더 봐주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허용할 수 있다. 야구에서도 심판의 성향에 따라 스트라이크 판정이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언론이 심판 역할에 그치는 게 아니라, 특정 진영에서 선수로 뛰면서 온갖 부정한 짓을 저지르는 데 있다. 지난 총선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게 바로 MBC라는 데서 보듯, 이들의 활약은 특히 선거판에서 빛이 난다.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하고 있지만, 특정 언론이 총대를 매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보도가 사실인 줄 알았다’는 핑계로 허위사실을 무제한 확대재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대선 사흘 전인 3월 6일 밤 9시 22분, 뉴스타파는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짜깁기한 녹취록을 내보냈다. 그로부터 1시간 만에 이재명이 자신의 SNS에 이 기사를 퍼날랐고, 10시 53분 경향신문이 뒤를 이었으며, KBS는 다음날 아침 7시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대선 하루 전 MBC ‘PD수첩’, 이들은 ‘대선 D-1, 결정하셨습니까?’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뉴스타파의 짜깁기 녹취록을 내보냈다! 이들 방송사에겐 보도에 꼭 있어야 하는 윤 후보 측의 반론은 물론, 최소한의 검증조차 없었다. 윤 대통령이 0.7% 차이로라도 이겼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제2의 김대업 사태가 초래될 뻔했다.

이런 전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뉴스타파는 네이버에 기사를 공급하는 언론사다. 국민 대부분이 네이버를 통해 언론기사를 접한다는 걸 감안하면 네이버는 좀 더 신중하게 언론사를 선별할 필요가 있고, 결격사유가 드러나면 네이버에서 퇴출시켜야 하지만, 뉴스타파는 지금도 네이버에 기사를 올린다. 대장동 녹취록 화자인 신학림이 그 대가로 1억 6500만 원을 김만배로부터 받은 게 드러났는데도 말이다.

김만배로부터 자사 핵심간부가 9억 원을 받은 한겨레신문도 여전히 네이버 공급자고, 채널A 기자를 엮어 ‘검언유착 사건’을 조작한 것도 모자라 온갖 가짜뉴스를 만든 MBC, 선수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는 오마이뉴스, 보는 사람도 없다시피한 민중의소리 등등 수많은 좌파언론이 네이버에 기사를 공급하니, 기가 막힌다.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가 지난 5월 10일 낸 성명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자. "네이버는 후안무치안 뉴스타파를 즉각 퇴출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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