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우 이민호, 김민하, 윤여정, 김성규, 정은채가 23일 서울 강남구 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해방 전후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가족의 연대기를 다룬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두 번째 시즌이 공개됐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한반도를 떠나 일본과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 가족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는 주인공 선자가 젊은 시절인 1930∼1940년대와 그가 노년에 이른 1980년대 후반을 교차해서 보여준다. 시즌 1은 선자가 1931년 일본으로 이주해 두 아들을 낳고 조선인을 향한 박해를 경험하며 정착하는 과정을 다뤘고, 시즌 2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선자가 겪는 일들을 보여준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서도 젊은 시절 선자(김민하)의 이야기와 노년에 이른 선자(윤여정)의 이야기가 그대로 이어진다.

선자의 노년 시절을 연기한 윤여정은 23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못 배우고 가난한데도 천박하지 않게 살아가고 정신을 우선시하는 여자를 표현한다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시즌 2에서 일본어 대사가 많아진 것에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되새긴다.

"감정을 표현하려면 뜻을 이해해야 하는데, 구구단을 외우듯이 (일본어 대사를) 그냥 외워서 연기했어요. 너무 끔찍했죠. 그런데 역사 시간에 배운 것 이외의 것들을 배웠어요. 아들 모자수 역할을 맡은 재일교포 3세 배우 소지 아라이(한국명 박소희)에게 교포로서의 삶이 어땠는지 배웠거든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많이 울었어요."

젊은 선자를 맡은 김민하는 2016년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연기 경험을 쌓다가 ‘파친코’로 이름을 알렸다. 시즌 1에 이어 시즌 2 촬영을 앞두고 선자에 관한 일기를 쓰는 등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한다. 시즌 2는 시즌 1 시점보다 7년 뒤를 다루는 만큼 그 사이 선자가 어떤 시간을 겪었고 가족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생각해봤다는 것이다.

김민하는 "선자는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기 때문에 단단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라며 "의연함과 단단함을 가진 선자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촬영이 끝났어도 선자에게 배우고 싶었던 모습들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가이자 선자의 첫사랑인 한수 역할은 이민호가 맡았다. 선자의 젊은 시절 이야기에만 등장하는 한수는 욕망에 사로잡혀 선자에게 집착하는 인물이다. 이민호는 한수에 대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가장 소중한 것을 떠나보낸 뒤 인생에서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이 진정 원하던 게 뭔지 느끼는 인물"이라며 "그런 한수를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인물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한층 더 치열하게 노력했다"고 전했다.

2022년 공개된 시즌 1은 호평받으며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최우수외국어시리즈상, 제32회 고섬 어워즈 최우수장편시리즈상 등을 받았다. 8부작인 ‘파친코’ 시즌 2는 8월 23일을 시작으로 10월 11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에 한 부씩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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