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단독 '펑키 콘서트'

1978년 데뷔 이래 46년 활동...'소울 펑크' 상징
‘한동안 뜸했었지’, ‘울고 싶어라’ 등 히트곡 배출

밴드 ‘사랑과 평화’가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연습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랑과 평화는 오는 10월 단독 공연 ‘펑키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연합

"한 동안 뜸했었지, 웬일일까 궁금했었지 / 혹시 병이 났을까, 너무 답답했었지 / 안절부절했었지…"

1978년 발표된 밴드 사랑과 평화의 대표곡 ‘한동안 뜸했었지’의 도입부다. 많은 가수의 리메이크로 젊은 세대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이 노래는 펑키 사운드로 대중의 귀를 틔우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사랑과 평화는 1979년 ‘얘기할 수 없어요’·‘장미’, 1988년 ‘울고 싶어라’, 1989년 ‘샴푸의 요정’ 등 1970∼80년대 가요계에 굵직한 획을 그은 히트곡을 잇따라 배출했다. 밴드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데뷔 이후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밴드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장수’ 밴드인 사랑과 평화가 오는 10월 6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단독 공연 ‘펑키 콘서트’(Funky Concert)를 연다. 팀의 리더(보컬·퍼커션)이자 맏형 이철호는 경기도 고양시 소재 한 연습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밴드 멤버들과 느끼는 ‘합의 맛’을 강조했다.

"1970년대 사랑과 평화는 개개인의 음악적 실력이 뛰어나 연주 실력이 좋았다고 한다면, 지금은 연주하는 ‘합의 맛’이 단단해졌어요. 나는 지금이 더 좋아요. 초창기 사랑과 평화는 너무 획기적인 부분이 많았기에 현 멤버들이 가려져 있는 게 많았거든요. 이제야 그걸 조금 넘어섰습니다."

이철호는 사랑과 평화의 전신인 ‘서울 나그네’에서 활동하다 1집 녹음에서는 빠졌다. 이후 1992년 5집부터 합류해 지금까지 팀의 중심을 지키고 있다. 1970~80년대 활동했던 초창기 멤버들이 하나둘 떠나고 지금은 이권희(키보드), 이해준(기타), 박태진(베이스), 정재욱(드럼)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46년 역사를 자랑하는 밴드에 합류한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무게감으로 다가온다고 한다. 공연할 때마다 사랑과 평화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면 안 된다는 사명감이 있다는 게 이해준의 설명이다.

초등학생 시절 당시 인기를 끌었던 ‘장미’를 교실에서 따라 부르곤 했던 박태진은 "지금도 ‘장미’를 연주하면 초등학교 때가 떠올라 묘한 감정과 더불어 시간 여행을 가는 느낌이 든다"며 "몸은 옛날로 돌아갈 수 없어도, 느낌과 감정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게 음악의 대단한 힘"이라고 전했다.

사랑과 평화는 지난해 MBN 밴드 경연 프로그램 ‘불꽃밴드’에서 최종 2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관록과 열정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단독 콘서트에서도 소울 펑크(Soul Funk) 분위기로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권희는 "1집 음원을 들으면 시대가 지났어도 올드하지 않고 파격적"이라며 "지금 나오는 소울 펑크도 (근간은) 그때의 음악과 똑같다. 사랑과 평화의 시그니처가 바로 소울 펑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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