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

北 기폭장치 오물풍선, 폭발공격 전단계로 경계해야

2024-09-10     자유일보

지난 8월 한미 연합연습이 끝나자 북한이 수비에서 공격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북한정권 수립일인 9·9절 연설에서 김정은의 대남 협박이 나왔다.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임의의 시각에 옳게 사용할 수 있는 태세가 완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협박은 상시적인 일이다. 주목할 사건은 오물풍선에 기폭장치를 부착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오물풍선이 낙하한 곳에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기폭장치는 풍선과 쓰레기 봉지를 연결하는 끈에 매달려 있다. 공중에서 기폭장치가 터지면 끈이 끊어지면서 종이·담배꽁초 등 쓰레기가 쏟아진다.

기폭장치엔 소량의 화약이 들어있다. 풍선을 공중에 부양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폭발하는 일종의 타이머 장치다. 지금까지도 대남 오물풍선에 기폭장치가 달려 있는 경우가 있었다. 기폭장치가 공중에서 터지고 화약이 소모되면 불이 꺼지는데, 화약의 양이 많은 경우 쓰레기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낙하지점에서 화재로 번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쓰레기를 투하하는 오물풍선이 아니라 화재유발용 폭발 공격이 된다. 더 두고 봐야겠지만 오물풍선이 낮은 단계의 군사공격으로 진화할 수도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기폭장치가 수류탄의 신관과 비슷한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유발이 충분히 가능한 화력이다.

지금 북한은 과거 6·25전쟁과 유사한 전면적 재래식 전쟁을 일으키기는 어렵다. 다만 남한에 혼란을 유발하고 경제적 타격을 주는 각종 대남 전술은 끊임없이 계속해왔다. 천안함 어뢰공격 같은 재래식 도발은 자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로 원격 공격을 해왔다. 대표적인 분야가 산불 유발과 사이버 테러다. 산불 유발은 강원도·경기도 등 접경지역에서 바람이 남풍에서 북풍으로 바뀌는 10월 이후 집중된다. 사이버 테러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은 지구촌 어느 곳에서 사이버 암호화폐를 털어가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사이버 테러의 뒤를 이어갈 원격 전술이 오물풍선과 자폭드론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이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자폭드론을 우리는 반드시 경계하고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자폭풍선’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보 당국의 특별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